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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서재/책갈피

정의란 무엇인가_마이클 샌델

 

수 년 전 한창 위 책이 유행할 때 '정의'라는 키워드는 어디에서나 보고 들려오는 일상적 단어였다.

당시 시대는 정의롭지 않아서일까? 혹은 정의로움이 시민들에게 중요한 가치관이였기 때문일까?

 

책이 출판된지 약 1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정의라는 단어가 별로 들려오지 않는다.

다양한 매체에서 들려오는 단어 중 가장 잦게 반복되는 단어는 바로 '자유'

자유가 시대정신인 2024년 우리는 얼마나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다음은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좋은 사회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간다.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기보다는 서로를 챙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웃으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나친 탐욕은 좋은 사회라면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악덕이다... 25p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에게 미덕을 장려해야 할까, 아니면 법이 미덕을 둘러싼 서로 다른 견해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들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할까?... 27p

 

 

긴장에 직면했을 때, 옳은 행위에 대한 판단을 재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조정하기도 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조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 53p

 

 

어떤 사람은 고문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고문이 인권을 침해하며 인간의 타고난 존엄성을 짓밟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반대는 공리주의 사고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은 공리를 넘어서는 도덕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옳다면, 벤담의 철학은 틀렸다.... 69p

 

 

어떤 비용·편익 분석은 사람의 목숨까지 돈으로 환산하려 한다.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는 인간의 생명 가치를 계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계산했기 때문이다.... 75p

 

 

공리주의자들은 사람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때 느끼는 거부감을 극복해야 할 충동적 ᅟᅡᆷ정이자, 명확한 사고와 이성적인 사회적 선택을 방해하는 터부로 보았다. 하지만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런 거부감이야 말로 도덕적으로 중요한 무언가가 있음을 가리키는 징표라고 본다. 그들은 모든 가치와 재산을 단일 잣대로 계량하거나 비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79p

 

 

내가 다른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한, 내 독립은 권리이며 절대적인 것이다. 개인은 자신에 대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주권을 갖는다.... 83p

 

 

순응은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이다.

세상이, 혹은 자기 몫에 해당하는 세상이, 자신의 인생 진로를 대신 선택하게 내버려 두는 사람은 유인원처럼 흉내 내는 능력만이 필요할 뿐이다. 자기 계획을 자기가 선택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85p

 

 

자신만의 욕구와 충동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는 인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증기 기관차에 인격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86p

 

 

행복해지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 고급 능력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괴로움은 열등한 사람보다 더욱 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절대 저급하다고 여겨지는 존재로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91p

 

 

우리가 햄릿을 위대한 예술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저급한 오락거리보다 햄릿을 더 원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고급 능력을 사로잡아 더욱 더 인간답게 만들기 때문이다.... 92p

 

 

시장 논리의 관점에서 모병제는 강제 징집을 피할 수 있기에 매력적이다. 모병제는 군 복무를 합의의 문제로 만든가. 하지만 군대에 지원해 들어간 사람 중에 입대를 하지 않은 사람만큼이나 군 복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난과 경제적 어려움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군 입대 말고 다른 대안이 없을 수 있다....132p

 

 

물론 평등이 완벽하게 구현된 사회는 없다. 따라서 노동 시장에서의 선택에는 늘 강제의 위험성이 도사리게 마련이다....134p

 

 

진정으로 자유로운 국가라면 시민은 모든 일을 직접 하지, 돈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돈으로 의무를 면제받으려 하지 않고, 의무를 직접 이행할 특권을 얻기 위해 오히려 돈을 지불할 것이다....138p

 

 

이마누엘 칸트는 의무와 권리에 대해 다른 어떤 철학자 보다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의 설명은, 우리는 자신을 소유한다거나 우리 목숨과 자유는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주장에 기반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이성적 존재이기에 존중받아야 하는 존엄성을 지녔다는 생각에 근거를 둔다.... 162p

 

 

도덕이란 행복 극대화나 그 밖의 어떤 목적과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대신 도덕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163p

 

 

칸트를 이해하는 것은 철학적 훈련일 뿐 아니라, 공적 삶의 핵심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164p

 

 

이성이 우리의 의지를 통치할 때,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에 조종되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두 가지 능력이 합쳐져 우리는 특별한 존재,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존재가 된다. 이 능력으로 우리는 단지 욕구만 느끼는 동물이 아닌, 그 이상이 된다.... 167p

 

 

어떤 행동이 도덕적으로 선하기 위해서는 도덕법에 일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은 도덕법 그 자체를 위해서 행해져야 한다”.... 172p

 

 

칸트의 견해에 따르면, 도덕과 관련된 실천 이성은 도구가 아니라 어떤 경험적 목적에 상관없이 선험적으로 정해지는 순수 실천 이성이다.... 181p

 

 

신중하게 회피하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진실을 말해야 하는 의무에 경의를 표한다. 상대를 오도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진실인 말을 지어내 거짓말을 피하는 사람은 희미하게나마 도덕법에 존중을 표하는 것이다.... 205p

 

 

어느 누구도 타인의 기준에 맞춰서 행복하도록 나에게 강요할 수 없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각자 어울리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8p

 

자유지상주의 체제에서 가장 정의롭지 못한 부분은 "분배되는 몫이 도덕적으로 봤을 때 대단히 임의적인 요소에 부적절하게 영향을 받는 상황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 2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