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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서재/책갈피

모파상 단편소설 "라 메종 텔리에"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 "라 메종 텔리에"는 프랑스 제3공화국 시대의 사회적, 도덕적 이중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당시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비난받던 창녀들이 종교적 의식에 참여하면서 경험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적 위선의 복잡한 관계를 조명한다.

 

"라 메종 텔리에"에서 모파상은 작은 마을의 사창가를 배경으로 하여, 사회적 계층과 종교적 의식 사이의 모순을 드러낸다. 마담 텔리에와 그녀의 직원들은 창녀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경멸받는 존재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참여하는 첫 영성체 의식은 이들에게 신성한 경험으로 다가온다. 창녀들이 이 의식에 참여하는 장면은 그들을 종교적으로 배척하는 사회적 시각과는 대조적이며, 이를 통해 모파상은 사회적 도덕성의 허구성을 강하게 비판한다.

 

소설 속에서 창녀들은 종교적 의식에 참여하면서 스스로도 변화된 감정을 느낀다. 이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미사에 참석하며, 그들의 존재가 일시적으로나마 존중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장면은 창녀들이 사회적으로 배척받던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역시 신성함과 구원의 경험을 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도덕적 규범과 사회적 낙인 사이의 갈등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모파상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도덕적 이중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정 직업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모파상의 소설에서 묘사된 상황과 유사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직업을 통해 그들을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모파상은 이 작품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 일인지를 비판한다.

 

"라 메종 텔리에"는 도덕적 갈등과 사회적 이중성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모파상은 이를 통해 당시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창녀들이 종교적 의식에 참여하면서 경험하는 변화는 이중적 사회 구조의 아이러니를 상징하며, 이를 통해 모파상은 인간 본성과 사회적 규범의 복잡성을 깊이 탐구한다. 이러한 통찰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며, 우리가 인간관계와 사회 구조를 성찰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모파상의 작품은 단순한 시대적 배경을 넘어서, 인간 본성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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